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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호 수요칼럼] 계절의 변화에 정감을 가진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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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고문·교육행정학박사 손경… 작성일20-08-2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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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고문·교육행정학박사 손경호사람이 활동하고 생활하는데 가장 신경쓰이는 것이 날씨와 기후다. 그래서 하루가 저물거나 혹은 하루가 시작되는 아침이면 기상예보에 큰 관심을 가진다. 비·바람·구름·눈 등 대기 중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이 우리가 살아가는 사정과 형편에 많은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날씨와 기후는 그 의미조차 아주 다르다. 날씨는 일정한 지역에 있어서 그날 그날 비·구름·바람·기온 등 대기의 상태로 일기라고도 하며, 하루 생활과 상관이 된다. 그러나 기후는 일정한 지역의 여러 해 걸친 기온·비·눈 등의 평균상태를 나타내는 계절적인 요소다.
 
  옛부터 우리 조상들은 24절기에 맞추어 농사를 짖고 여섯 절기로 4분하여 4계절을 형성했다. 봄은 입춘에서 4월 20일경인 곡우까지고, 여름은 입하에서 7월 23일경인 대서까지로 정했다. 입추는 가을의 시작을 알리고 10월 23일경에 서리가 내리는 상강까지이다.
 
  그리고 추수가 끝나면 곧 겨울이 오는데, 입동에서 이듬해 1월 20일경에 일 년 중 가장 춥다는 대한으로 한 해가 끝난다. 24절기란 태양의 황도상(궤도)의 위치에 따라 정해진 것이다. 4계절이 분명한 구분에 생활의 상황도 그것에 추종해 왔다.
 
  더욱 편리한 것은 달력(월력, 카렌다)은 일년 중의 월·일·24절후·요일·행사일 등의 사항을 날짜를 따라 적어놓아서 아주 편리하다. 원래 '카렌다'라는 말은 라틴어로 '금전출납부'를 의미했던 것이다. 그런데 옛날 로마에서는 금전의 대차(꾸어줌과 꾸어옴) 관계를 매달 삭일(음력 초하룻 날)에 청산하는 풍속이 있어서 결국 금전출납부가 달력을 의미하는 말로 전용케 된 것이다. 근년에 와서 지구촌에 이상 기온으로 기후의 변화가 막심하다. 용어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말로 우리의 환경에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난리가 일어나고 있다.
 
  '엘니뇨' 현상이란 남미의 연안에서 해류의 변화로 북쪽서 난류가 유입되어 수온이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 때 한국·일본 등지의 지역에서는 여름 저온, 겨울 고온이 되고 남미 연안 등지에서는 폭풍·홍수 등의 기상이변을 보이게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라니냐' 현상은 엘니뇨 현상이 시작되기 전이나 끝난 뒤에 예년보다 강한 무역풍이 지속 될 때 일어나는 기후 변동 현상이라 한다.
 
  이 때 해면의 온수 층이 서쪽에서 두꺼워지고, 동쪽에서 얇아지며 해수면 온도 역시 서쪽 적도 부근 태평양에서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 반대로 중동부 지역에서는 낮아지게 된다고 한다. 반대 엘니뇨 현상으로 불린다고 기상위성이 관측한다.
 
  이런 계절과 상반되는 변화로 여름이 길고, 가을이 짧아지는 현상도 현저하다는 것이다. 작가 월리의 시(詩)에 봄은 사과 꽃의 입김보다 짧고, 여름은 너무 아름다와 지체할 수 없고, 낙엽의 화롯불(장작불)처럼 빠른 가을, 죽음의 잠처럼 고요한 겨울이라 읊었다. 중국 전국 시대의 사상가 장자는 자연의 현상을 두고 밤과 낮은 생과 사와 같고, 사계절은 사람의 일생과 같아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이라 했다.
 
  현대 시에도 4월은 내 애인의 얼굴 위에 있고/ 7월은 그녀의 눈 속에 깃들여있네/ 그녀의 가슴 속에 9월이 있고/ 그대의 마음속엔 냉랭한 12월이 있네. 폴란드 격언에, 봄은 처녀, 여름은 어머니, 가을은 미망인, 겨울은 게모란 말이 있다.
 
  4계절을 묘사한 말인데 깊이 생각해야 그 뜻을 알 수 있다. 특히 우리 민족은 살기 어려운 시절이 생각나서 그런지 몰라도 이년의 마감을 가을로 추수가 끝나면 바로 농한기요 휴식기로 정한다.
 
  시인 김남조의 글에도 "해마다 내게선 가을이 최후의 계절이요, 한 해의 마음이 여기서 문을 닫는다. 겨울은 묵언(침묵)의 절기, 봄은 겨울이 낳아준 희열의 아기다. 하지만 사실로 봄은 풍치가 옅다. 첫째 봄은 경망되고 소란하다.
 
  오가는 정이 한 가지로 헤퍼서 도무지 믿고 어려운 사람을 대할 때의 기분과도 같다. 어쩌면 자홍(자줏빛이 나는 붉은색)의 꽃다발과도 흡사해서, 버리긴 아까와도 들고있으면 이내 그 색조(빛깔의 조화)에 지치고 만다"는 감상문이 있다.
 
  우리 국민은 사계절에 관한 느낌에 들뜨있는 감상파 민족이다. 계절의 바뀜에 기대를 걸고 외롭게 기다리는 우리 민족이 한없이 인자스럽다. 계절을 타는 국민이다.
논설고문·교육행정학박사 손경…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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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