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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의 기다림`… 포항 송라 화진해수욕장, 담장·철조망 철거돼 주민 품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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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형 작성일20-08-2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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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장철거를 앞두고 육군과 포항시직원, 지역주민들이 화진해수욕장 상생발전에 힘을 모으자고 파이팅 하는 모습.   
[경북신문=이준형기자] 5공 시절부터 육군이 사용해오던 송라화진해수욕장 장군별장 겸 공용화기사격훈련장이 38년 만에 주민들 품으로 돌아왔다.  
  지난 12일 오전 육군이 주둔하던 화진해수욕장의 높은 담장과 철조망이 철거되는 현장을 목격한 송라면 주민들은 수많은 세월동안 가슴에 맺어있던 한이 풀렸다고 감격했다.

  이날 군 관계자와 포항시, 송라면 지역주민들이 상생협력을 다짐하면서 군 휴양소 담장과 숙영시설 등의 작업을 마치는 대로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해수욕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고 밝혔다.

                      ↑↑ 담장철거에 앞서 송라면주민들이 군 관계자와 상생발전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송라면발전협의회는 지난 6월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찾기 위해 송라면 전역에다 화진해수욕장 반환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부착하고 포항시청에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 이후 군관계자와 포항시, 송라면 주민대표는 수차례에 걸쳐 현장을 방문하고 서로간의 상생협력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 왔다.   

  이번 군사시설은 육군의 고뇌에 찬 결단에 따라 지난주부터 무더운 여름 날씨에도 불구하고 굴삭기와 덤프트럭, 장병 60여 명이 비지땀을 흘리며 콘크리트 담장과 철조망을 철거하고 있다.

  군 장병들이 철거작업에 고생하자 송라면발전협의회를 비롯한 자생단체는 간식으로 통닭과 시원한 음료를 제공하고 있다. 

                      ↑↑ 아름다운 경관위에 지어진 S동 장군별장의 모습이다.   
  송라면사무소와 육군은 화진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해 철거현장에 접근금지 현수막을 걸고 철거한 담장마다 안전띠를 설치하고 안전사고에 만전을 기했다.

  그동안 주민들은 화진해수욕장 군사시설을 철거하기위해 십 수 년 전부터 군부대 앞에서 '장군별장 철거하라'는 시위를 벌였으나 군의 높은 장벽에 가로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 취임이후 곧바로 전두환 前대통령이 만들고 사용했던 청남대를 국민들에게 개방했고, 문재인 대통령 역시 거제도 별장을 모든 국민들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군 최고 통수권자가 별장을 포기하고 국민들에게 돌려주는 마당에 육군도 더 이상 버틸 수 있는 명분을 잃어버리고 여론의 벼랑 끝에서 화진해수욕장을 지역주민들에게 돌려준 것이다.

                      ↑↑ 38년 만에 완전히 철거된 화진해수욕장 군사시설 담장이다.   
  현재 군이 사용하고 있는 장군별장을 비롯한 훈련장 대부분이 불법 건축물이다.  불법건축물을 확인한 포항시도 2010년부터 육군의 공유수면 사용연장 신청을 불허했다. 공유수면 면적은 해수욕장 내 군이 점유한 면적의 48%인 5만4994㎡에 달한다.

  육군은 1982년 6월 화진리 461의3 일대 땅 11만4870㎡에 2작전사령관 휴양소를 조성한 뒤 철조망을 치고 외부 출입을 통제했다. 이로 인해 화진해수욕장 일대는 1981년 관광개발지구로 지정됐지만, 1993년 취소됐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포항시가 추진 중인 해파랑길 연결과 함께 국민관광지개발 계획에 따라 화진해수욕장을 동해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관광지 개발에 빠른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를 실현하기위해 포항시 해양산업과는 담장 철거이후 발 빠르게 담당 직원이 현장에서 불법구조물 일제 조사를 마치고 해수욕장개발 '기본구상용역'을 발주한 상태이다. 

                      ↑↑ 군 장비가 투입돼 화진해수욕장 군 시설의 높은 담장을 철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군 시설로 가로막혀있던 화진해수욕장 담장이 철거되자 그린웨이추진과는 해안선 204km 해파랑 길 조성에도 탄력을 붙이고 있다.

  철거된 화진해수욕장 군사시설을 지나 나무데크 200m를 조성하고 지경리를 통과하면 영덕으로 잇는 해파랑 길이 완성 되는 것이다.

  육군 50사단은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軍 전투력 유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軍과 포항시가 함께 할 것을 약속하고 화진훈련장 상생발전을 위한 민·관·군 협의체 구성한다고 했다.

  육군은 협의체 구성을 위한 최종협의까지 軍과 포항시는 '군의 전투력 유지'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핵심의제를 두고 여러 차례 협의를 진행하는 동시에 주민들의 의견을 귀 기울여 청취해 왔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화진훈련장 상생발전을 위한 민·관·군 협의체에서 포항시와 소통 협력하며 주민의 편의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군은 그동안 포항시와 송라면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여, '軍의 전투력 유지를 위한 훈련'에 지장을 받지 않는 범위에서 개방 관련 내용을 지속 협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軍은 포항시와 이번 최종협의에서 제시된 의견과 세부방침을 정리해 오는 9월 초 민·관·군 협의체 구성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송라 발전을 위한 상생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송라면 주민들은 군 발전에 협조할 것은 당연히 협력하지만 공유수면에 설치된 각종 불법 구조물과 장군별장이 완전 철거 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주민들은 장군별장 유지를 위해 지난 95년 화진 공용화기 훈련장으로 간판만 바꿔달고 눈속임으로 버티다가 이번에 군 시설을 철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규범(65) 송라면발전협의회장은 "군이 주장하는 친환경 경관형 펜스는 대응할 가치도 없고, 군 시설 철거는 마땅히 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부터는 모든 국민들이 즐길 수 있는 명품관광지로 개발해 그동안 침체되었던 지역경제가 살아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준형   wansonam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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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