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의 라오스로 소풍갈래?] 전 세계 배낭여행자들 천국… 신비로움 간직한 `라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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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작성일20-08-06 19:30본문
↑↑ 방비엥의 여행자 거리. 정면에 보이는 산이 방비엥의 랜드 마크격인 파동산이다.
[경북신문=이상문기자] 안남산맥 아래로 드넓게 펼쳐지던 평야가 갑자기 용트림을 했다. 지신이 몇 번 쿨럭쿨럭 기침을 하자 평야의 굵은 힘줄이 불쑥불쑥 솟아올랐다. 지루하게 편편하던 땅이 기묘하게 뒤틀렸다. 높이 솟구친 산 아래 골짜기가 생기고 그 골짜기로 흐르는 물은 모여 커다란 호수를 이뤘다. 지신은 자신이 흩트려 놓은 땅을 굽어보다가 뒤통수를 긁적였다. 그리고 가던 길을 갔다.
↑↑ 쏭강의 아름다운 풍경.
◆세계적인 배낭여행자들의 천국
비엔티안에서 북쪽으로 두 시간 정도 달리면 고갯길을 만난다. 라오스 남부 캄보디아 국경에서부터 줄곧 이어지던 평지가 이제 순탄하지 않은 산길로 이어진다는 것을 예고한다. 이 고개를 넘으면 방비엥이다. 단순한 고갯길 같지만 모두 넘으려면 최소한 한 시간이 넘게 걸린다. 계속해서 오르막을 오르다가 정상쯤에 왔다 싶으면 눈앞에 마치 중국의 꾸이린에 온 착각을 불러일으킬만한 카르스트 지형이 나타난다.
열대우림지역에서 만나는 카르스트 지형은 중국의 산수화보다 더 신선한 충격을 준다. 손을 뻗으면 쉽게 닿을 듯한 곳에 아름다운 산이 도사리지만 그 산은 쉽게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다. 다시 내리막으로 꼬불꼬불 한참을 달려야 산에 안긴 시골마을 방비엥에 도착한다.
방비엥은 비엔티안과 가까운 시골마을이었다. 가깝다고 해봐야 차로 서너 시간 걸리지만 아무튼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방비엥은 그저 평범한 깡촌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은 전 세계 배낭여행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도시가 됐다. 현지 인구는 불과 1천여 명에 불과하지만 그 곳을 찾는 여행자들은 매일 수천 명에 이른다. 물보다 고기가 많은 격이다.
↑↑ 쏭강을 가로지르는 나무 다리.
◆쏭강을 낀 전형적 시골마을
방비엥은 마을 앞에 쏭강이 흐른다. 메콩강의 지류인 쏭강은 폭이 넓지 않고 수심마저 깊지 않은 전형적인 시골의 마을 강이다. 강을 끼고 형성된 몇몇 동굴의 크기도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내부의 종류석이 워낙 변화무쌍해 그 나름대로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방비엥의 자랑은 무엇보다 쏭강 너머 우뚝 선 파동산이다. 파동산은 꾸이린에서 보는 기봉들과 차이가 있다. 꾸이린의 산들은 선이 곱고 아기자기해 여성스러운 멋이 흐르는 반면 파동산은 보디빌더가 팔뚝을 잔뜩 구부린 듯 힘차게 솟아 있어 장쾌한 남성미가 느껴진다.
↑↑ 방비엥의 여행자거리의 거리음식점.
이 파동산의 배경이 되어주는 연봉들은 우리나라 산악지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예쁜 산들인데 높이가 거의 비슷해 파동산의 병풍처럼 느껴진다. 적당한 수량의 쏭강이 흐르고, 군데군데 동굴이 있고, 산과 산 사이에 평화로운 평지가 있어 방비엥은 그 자체로 여유롭고 넉넉한 인간의 삶터였다.
◆숨겨졌던 문화 드러나자 세계인이 열광
그러다가 라오스에 여행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방비엥은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물론 이와 비슷한 여행지는 인도차이나 반도에 여러 곳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비엥이 각광을 받은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먼저 그동안 개방되지 않았던 라오스의 숨겨진 속살을 벗겨내자 신기하게 다양한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이 드러났고, 세계의 여행자들은 라오스의 신비로움에 매료되기 시작한 것이다.
↑↑ 방비엥의 여행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인 툭툭이와 오토바이.
라오스는 여타의 인도차이나 반도의 다른 국가들과 비슷한 모습을 가진 것 같지만, 지형학적으로 고립된 국가이므로 자세히 살피지 않더라도 이질적이고 독립적인 문화를 품고 있다. 인종도 다르다.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유일하게 몽골리언들이 살아가는 나라다. 태국이나 베트남, 미얀마의 사람들과 다르게 모색이 둥글고 부드럽다. 그들이 일궈놓은 문화나 그들이 안겨 사는 자연환경도 생긴 모습대로 유순하고 말랑하다. 그러니 사람들은 라오스에 열광한다. 편하고 행복하기 때문이다.
↑↑ 방비엥의 한 카페. 서양 여행자와 현지인의 모습과 표정이 매우 대조적이다.
이상문 iou518@naver.com
[경북신문=이상문기자] 안남산맥 아래로 드넓게 펼쳐지던 평야가 갑자기 용트림을 했다. 지신이 몇 번 쿨럭쿨럭 기침을 하자 평야의 굵은 힘줄이 불쑥불쑥 솟아올랐다. 지루하게 편편하던 땅이 기묘하게 뒤틀렸다. 높이 솟구친 산 아래 골짜기가 생기고 그 골짜기로 흐르는 물은 모여 커다란 호수를 이뤘다. 지신은 자신이 흩트려 놓은 땅을 굽어보다가 뒤통수를 긁적였다. 그리고 가던 길을 갔다.
↑↑ 쏭강의 아름다운 풍경.
◆세계적인 배낭여행자들의 천국
비엔티안에서 북쪽으로 두 시간 정도 달리면 고갯길을 만난다. 라오스 남부 캄보디아 국경에서부터 줄곧 이어지던 평지가 이제 순탄하지 않은 산길로 이어진다는 것을 예고한다. 이 고개를 넘으면 방비엥이다. 단순한 고갯길 같지만 모두 넘으려면 최소한 한 시간이 넘게 걸린다. 계속해서 오르막을 오르다가 정상쯤에 왔다 싶으면 눈앞에 마치 중국의 꾸이린에 온 착각을 불러일으킬만한 카르스트 지형이 나타난다.
열대우림지역에서 만나는 카르스트 지형은 중국의 산수화보다 더 신선한 충격을 준다. 손을 뻗으면 쉽게 닿을 듯한 곳에 아름다운 산이 도사리지만 그 산은 쉽게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다. 다시 내리막으로 꼬불꼬불 한참을 달려야 산에 안긴 시골마을 방비엥에 도착한다.
방비엥은 비엔티안과 가까운 시골마을이었다. 가깝다고 해봐야 차로 서너 시간 걸리지만 아무튼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방비엥은 그저 평범한 깡촌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은 전 세계 배낭여행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도시가 됐다. 현지 인구는 불과 1천여 명에 불과하지만 그 곳을 찾는 여행자들은 매일 수천 명에 이른다. 물보다 고기가 많은 격이다.
↑↑ 쏭강을 가로지르는 나무 다리.
◆쏭강을 낀 전형적 시골마을
방비엥은 마을 앞에 쏭강이 흐른다. 메콩강의 지류인 쏭강은 폭이 넓지 않고 수심마저 깊지 않은 전형적인 시골의 마을 강이다. 강을 끼고 형성된 몇몇 동굴의 크기도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내부의 종류석이 워낙 변화무쌍해 그 나름대로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방비엥의 자랑은 무엇보다 쏭강 너머 우뚝 선 파동산이다. 파동산은 꾸이린에서 보는 기봉들과 차이가 있다. 꾸이린의 산들은 선이 곱고 아기자기해 여성스러운 멋이 흐르는 반면 파동산은 보디빌더가 팔뚝을 잔뜩 구부린 듯 힘차게 솟아 있어 장쾌한 남성미가 느껴진다.
↑↑ 방비엥의 여행자거리의 거리음식점.
이 파동산의 배경이 되어주는 연봉들은 우리나라 산악지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예쁜 산들인데 높이가 거의 비슷해 파동산의 병풍처럼 느껴진다. 적당한 수량의 쏭강이 흐르고, 군데군데 동굴이 있고, 산과 산 사이에 평화로운 평지가 있어 방비엥은 그 자체로 여유롭고 넉넉한 인간의 삶터였다.
◆숨겨졌던 문화 드러나자 세계인이 열광
그러다가 라오스에 여행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방비엥은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물론 이와 비슷한 여행지는 인도차이나 반도에 여러 곳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비엥이 각광을 받은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먼저 그동안 개방되지 않았던 라오스의 숨겨진 속살을 벗겨내자 신기하게 다양한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이 드러났고, 세계의 여행자들은 라오스의 신비로움에 매료되기 시작한 것이다.
↑↑ 방비엥의 여행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인 툭툭이와 오토바이.
라오스는 여타의 인도차이나 반도의 다른 국가들과 비슷한 모습을 가진 것 같지만, 지형학적으로 고립된 국가이므로 자세히 살피지 않더라도 이질적이고 독립적인 문화를 품고 있다. 인종도 다르다.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유일하게 몽골리언들이 살아가는 나라다. 태국이나 베트남, 미얀마의 사람들과 다르게 모색이 둥글고 부드럽다. 그들이 일궈놓은 문화나 그들이 안겨 사는 자연환경도 생긴 모습대로 유순하고 말랑하다. 그러니 사람들은 라오스에 열광한다. 편하고 행복하기 때문이다.
↑↑ 방비엥의 한 카페. 서양 여행자와 현지인의 모습과 표정이 매우 대조적이다.
이상문 iou5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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