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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중 문화칼럼] 3막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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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가수 권오중 작성일20-07-29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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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가수 권오중사람이 태어나 성장하는 단계를 1막 인생이라 한다면, 돈을 벌며 가족을 부양하는 단계를 2막 인생이라 할 수 있고, 직장이나 사업에서 은퇴 후 삶을 3막 인생 이라 할 수 있다. 3막 인생을 계절에 비유하면 가을에 해당된다.
 
  인생을 살면서 커다란 3가지 위험이 있다고 한다.조기 사망하는 것이 첫째 위험이고, 치명적인 질병에 걸리는 것이 두 번째 위험이다. 마지막으로 아무런 대책없이 오래 사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재수 없으면 오래 산다는 농담이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누구나 늙는다. 그러나 난 준비 없이 노후를 맞았다. 그러고 보니 모든 게 후회 뿐이다. 65세 정년퇴직하고 직업없이 산 게 벌써 20여 년이다. 지금이나마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지, 무엇을 남기고 떠날지를 곰곰이 생각해 본다'는 '아흔을 눈앞에 두고'라는 에세이(조선일보)를 읽으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농협에서 30년을 봉직하다 2006년 지점장을 끝으로 퇴직하였다. 퇴직 후 글쓰기를 좋아하여 문단에 등단 시인과 수필가로 문단활동을 하였다. 또한 노래도 좋아하여 노래교실을 다녔다. 주위에서 요양원에 노래봉사를 같이 하자는 권유로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요양원에서 신나는 노래를 부르면 어르신들이 앞으로 나와 흥겹게 춤을 추신다. 앉아 있는 분들도 손뼉을 치며 즐거워하시는 모습에 더욱 신바람이 난다.어 르신 한 분에게 노래를 청하면 자신의 18번 노래를 부르며 마치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 가슴이 짠해진다.
 
  또한 시낭송에 눈시울을 적시고, 다른 예술단원의 아코디언, 하모니카, 색소폰 연주에 아스라한 옛날 추억 속으로 빠져든다. 식물도 노래를 들으면 잘 자란다고 한다. 잠시나마 그분들의 마음과 몸을 어루만져 건강에 다소나마 도움이 되었으 면 하는 바람이다.
 
  이렇게 좋아하시는 모습에 요양원에 봉사가는 날을 기다린다 . 봉사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지만, 재능나눔 봉사는 자신의 재능을 몸이 편치 않은 어르신들 과 함께 즐길 수 있어 긍지와 보람을 느낀다.
 
  기적은 남의 일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봉사활동을 하던 중 나에게 기적이 일어났다. 2013년 11월 24일 새벽 꿈속에 노래교실 선생이 나타나 "형님! 노래 하 나 만들어 봐요"라는 말에 잠에서 퍼뜩 깨어났다. 눈을 뜨자마자 비몽사몽간에 작사를 하고 그 가사를 입으로 응얼거려 작곡까지 했다. 그게 바로 '그대를 사랑 한 건' 이며 이 노래로 기적과 같이 가수가 되었다.
 
  5개월 후 딸 결혼식에서 이 노래에 사위 이름과 딸 이름을 넣어 결혼 축가를 불러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결혼 축가에 딸 사랑이 듬뿍 담겼다'는 하객의 말에 감 격스러웠다. 또한 이 노래가 KT 유선전화 컬러링(통화연결음)으로 선정되는 영광까지 누려 더욱 기뻤다. 이 노래 가사 중 "지금의 이 행복 영원히 간직하리" 라는 구절이 입에서 절로 나온다. 정말 감사 감사하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노령화 사회가 도래되고 오래 사시는 분들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건강하게 오래 살다 어느 날 갑자기 죽고 싶다는 염원을 담은 9988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이틀 앓고 삼일 째 죽고 싶다)라는 말이 생겼다. 요양원에서 어르신들을 보면 이 말이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일본에서도 '건강하게 장수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죽기를 바란다'는 뜻의 '핀 핀 코로리'(약칭 핀코로)라는 말이 생겼다. 그래서 신통한 '핀코로 기원지'로 알려진 일본의 사찰에는 방문객들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일부 여행사들은 이런 수요 에 호응해 핀코로기원 패키지 여행상품까지 내놓고 있다고 한다. 
 
  공적 사회보장과 연금 제도가 비교적 튼튼한 북유럽 국가와 달리 지금도 부모가 병원이나 양로원에서 오랜 투병생활 하면서 자식들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연이 심심치 않게 매스컴에 보도되고 있다. 이제 100세 장수는 준비된 개인,준비된 국가에는 축복이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개 인과 국가에는 재앙이다.
 
  3막 인생을 시인,수필가,가수로서 개미와 베짱이 합체처럼 바쁘게 보내고 있다 . 퇴직 후 좋아하는 일을 하며 건강하게 시간을 보내니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 같다. 지금 2개 봉사단체에서 노래 및 시낭송 봉사를 하고, 한 곳에서는 사회도 보고 있다. 이런 재능나눔 봉사가 앞으로 더욱 다양하게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요즈음 코로나19로 인하여 오랫동안 봉사활동이 중단되어 매우 안타 깝다. 어서 일상의 삶으로 돌아가 요양원을 찾아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보고 싶 다. 천 상병 시인의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가서,아름다웠다라고 말하 리라'는 시구처럼 그렇게 이 세상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살다 떠날 수 있다면 정 녕 복된 삶일 것이다.
시인·가수 권오중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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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