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태섭 목요칼럼] 도마뱀 꼬리는 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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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물류 대표 배태섭 작성일20-07-22 18:49본문
↑↑ TS물류 대표 배태섭지구상에 존재하는 도마뱀의 종류는 약 4000 종류라고 한다. 이들 중 일부 도마뱀은 위기가 닥쳤을 때 살아남기 위한 특별한 방법을 가지고 있다. 바로 꼬리 자르기다. 긴 꼬리가 포식자에게 잡힐 경우 미련 없이 꼬리를 떼어버리고 달아난다. 이는 척추동물 가운데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이다. 도마뱀은 자신들보다 더욱 강한 포식자가 널린 세계에서 생존하기 위해 쉽게 부러질 수 있는 꼬리의 관절로 진화했다.
우리 생각으로는 그렇게 거추장스러운 긴 꼬리는 아예 없애버리는 쪽으로 진화했으면 더 좋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도마뱀에게는 꼬리가 필수적이다. 몸통 양 옆으로 난 다리를 움직이면서 달리는 도마뱀에게 긴 꼬리는 균형을 잡고 방향을 정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니 꼬리를 없앨 수는 없고 대신에 여차하면 잘라버릴 수 있도록 진화한 것이다. 또 자신을 노리는 포식자에게 꼬리 한 덩어리를 던져주면 자신에게 향했던 공격성을 버릴 수 있다는 생각도 한 것 같다.
잘려나간 꼬리를 재생하는데 드는 에너지는 상당하다. 호주에 사는 대형 도마뱀인 킹스 스킨크 도마뱀은 잘려나간 꼬리에서 연골이 자라나 꼬리뼈를 대신한다.
완전한 크기로 자라지 않기 때문에 다음번 꼬리 자르기의 위기에 봉착했을 때는 몸통과 더 가까운 곳에서 잘라내야 하기 때문에 생존에 대한 위협이 더 커진다. 따라서 도마뱀은 포식자에게 여러 번 노출될수록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
또 완전한 모양새를 갖추도록 재생되는 데는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러므로 꼬리를 재생하느라 다른 데 쏟을 에너지가 없어진다는 얘기도 될 수 있다. 가령 짝짓기 시기에는 짝짓기에 들여야 할 에너지가 꼬리 재생보다 더 급하기 때문에 재생되다가 뭉특 잘려나간 형태로 멈추게 된다. 그리고 수명이 짧은 종류의 도마뱀은 꼬리가 완전히 재생되기 전에 죽는다.
그러므로 꼬리를 잘라낸 도마뱀은 생존을 위해 꼬리 재생에 쏟을 에너지를 얼마나 쓸지 결정해야 한다. 너무 짧으면 빠르게 움직일 때 자세 제어가 힘들고 다 재생하려면 상당한 에너지를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고민은 그뿐만 아니다. 기껏 힘들게 재생해 놓은 꼬리를 다시 잘라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도마뱀의 꼬리 자르기는 생래적으로 비극적 운명인지도 모른다.
공무원 사회에서의 꼬리자르기는 도마뱀의 어두운 숙명과 비슷하다. 몸통, 혹은 머리에 위협을 느낄 때 말단의 꼬리를 잘라내고 그 상황을 모면하는 장면은 어쩌면 그렇게 도마뱀의 생존 본능과 같은지 기가 막힐 노릇이다.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할 지위의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책임은 아무런 결정권을 갖지 못한 실무자가 덮어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경주시의 신라문화제 금품수수 문제가 터졌을 때 윗선은 무사했다. 고 최숙현 선수의 극단적인 선택이 있기 전 경주시가 석 달 전에 진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조사 절차를 거치고 있었다면서 담당 주무관을 징계하는 선에서 그칠지도 모른다는 말이 나온다. 이 같은 경주시의 조치에 대해서 꼬리 자르기라는 말이 일반적으로 나온다.
멀쩡할 때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담당 주무관은 몸통과 머리가 제대로 방향을 잡고 나가기 위한 균형 잡기에 혼신을 다한다. 그러나 위험에 직면하면 망설임 없이 꼬리를 떼어내 버리는 그 비정한 현실을 계속 두고만 볼 것인가. 잘라낸 꼬리를 다시 키우기 위해 또 다른 행정력을 낭비하고 윗선의 생존을 위해 그 에너지 허비는 정당화 되는 현실을 그대로 방치할 것인가.
청렴도가 높은 공무집단일수록 꼬리를 잘라내야 할 일이 적다는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경주시가 오랜 기간 청렴도 하위를 달린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드물다.
청렴도를 높일 정상적인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고 오랜 세월 관행이 됐던 꼬리 자르기에만 몰두하는 집단으로 낙인 찍한다면 경주시의 미래는 어둡다. 더 많은 꼬리를 잘라야 할 위기에 직면하기 전에 위험에 노출되는 근본 원인을 잘라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TS물류 대표 배태섭 kua348@naver.com
우리 생각으로는 그렇게 거추장스러운 긴 꼬리는 아예 없애버리는 쪽으로 진화했으면 더 좋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도마뱀에게는 꼬리가 필수적이다. 몸통 양 옆으로 난 다리를 움직이면서 달리는 도마뱀에게 긴 꼬리는 균형을 잡고 방향을 정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니 꼬리를 없앨 수는 없고 대신에 여차하면 잘라버릴 수 있도록 진화한 것이다. 또 자신을 노리는 포식자에게 꼬리 한 덩어리를 던져주면 자신에게 향했던 공격성을 버릴 수 있다는 생각도 한 것 같다.
잘려나간 꼬리를 재생하는데 드는 에너지는 상당하다. 호주에 사는 대형 도마뱀인 킹스 스킨크 도마뱀은 잘려나간 꼬리에서 연골이 자라나 꼬리뼈를 대신한다.
완전한 크기로 자라지 않기 때문에 다음번 꼬리 자르기의 위기에 봉착했을 때는 몸통과 더 가까운 곳에서 잘라내야 하기 때문에 생존에 대한 위협이 더 커진다. 따라서 도마뱀은 포식자에게 여러 번 노출될수록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
또 완전한 모양새를 갖추도록 재생되는 데는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러므로 꼬리를 재생하느라 다른 데 쏟을 에너지가 없어진다는 얘기도 될 수 있다. 가령 짝짓기 시기에는 짝짓기에 들여야 할 에너지가 꼬리 재생보다 더 급하기 때문에 재생되다가 뭉특 잘려나간 형태로 멈추게 된다. 그리고 수명이 짧은 종류의 도마뱀은 꼬리가 완전히 재생되기 전에 죽는다.
그러므로 꼬리를 잘라낸 도마뱀은 생존을 위해 꼬리 재생에 쏟을 에너지를 얼마나 쓸지 결정해야 한다. 너무 짧으면 빠르게 움직일 때 자세 제어가 힘들고 다 재생하려면 상당한 에너지를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고민은 그뿐만 아니다. 기껏 힘들게 재생해 놓은 꼬리를 다시 잘라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도마뱀의 꼬리 자르기는 생래적으로 비극적 운명인지도 모른다.
공무원 사회에서의 꼬리자르기는 도마뱀의 어두운 숙명과 비슷하다. 몸통, 혹은 머리에 위협을 느낄 때 말단의 꼬리를 잘라내고 그 상황을 모면하는 장면은 어쩌면 그렇게 도마뱀의 생존 본능과 같은지 기가 막힐 노릇이다.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할 지위의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책임은 아무런 결정권을 갖지 못한 실무자가 덮어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경주시의 신라문화제 금품수수 문제가 터졌을 때 윗선은 무사했다. 고 최숙현 선수의 극단적인 선택이 있기 전 경주시가 석 달 전에 진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조사 절차를 거치고 있었다면서 담당 주무관을 징계하는 선에서 그칠지도 모른다는 말이 나온다. 이 같은 경주시의 조치에 대해서 꼬리 자르기라는 말이 일반적으로 나온다.
멀쩡할 때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담당 주무관은 몸통과 머리가 제대로 방향을 잡고 나가기 위한 균형 잡기에 혼신을 다한다. 그러나 위험에 직면하면 망설임 없이 꼬리를 떼어내 버리는 그 비정한 현실을 계속 두고만 볼 것인가. 잘라낸 꼬리를 다시 키우기 위해 또 다른 행정력을 낭비하고 윗선의 생존을 위해 그 에너지 허비는 정당화 되는 현실을 그대로 방치할 것인가.
청렴도가 높은 공무집단일수록 꼬리를 잘라내야 할 일이 적다는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경주시가 오랜 기간 청렴도 하위를 달린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드물다.
청렴도를 높일 정상적인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고 오랜 세월 관행이 됐던 꼬리 자르기에만 몰두하는 집단으로 낙인 찍한다면 경주시의 미래는 어둡다. 더 많은 꼬리를 잘라야 할 위기에 직면하기 전에 위험에 노출되는 근본 원인을 잘라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TS물류 대표 배태섭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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