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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진 문화칼럼] 퐁당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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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교육장 이승진 작성일20-07-19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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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천교육장 이승진때로 사랑은 아득한 눈물입니다. 건너편에 둔 사랑은 더 외롭고 안타까운 눈물입니다. 우리가 배웠던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끝내 말하지 못하는 사랑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노랑제비꽃처럼 나약하고 수줍은 이 이야기는 길고 지루하며 봄길처럼 충분히 따분할 수도 있습니다. 윤석중 작사, 홍난파 작곡의 동요 '퐁당퐁당'입니다.
 
  (1절) 퐁당퐁당 돌을 던지자 누나 몰래 돌을 던지자 냇물아 퍼져라 널리 널리 퍼져라 건너편에 앉아서 나물을 씻는 우리 누나 손등을 간질여 주어라 (2절) 퐁당퐁당 돌을 던지자 누나 몰래 돌을 던지자 냇물아 퍼져라 퍼질 대로 퍼져라 고운 노래 한 마디 들려 달라고 우리 누나 손등을 간질여 주어라
(곡명 퐁당퐁당 작사 윤석중 작곡 홍난파 초등 교과서 동요)
 
  이 쓸쓸한 독백의 배경은 시냇물이 흐르는 한적한 시골마을입니다. 주인공의 누님은 시냇물의 반대편에서 나물을 씻고 있습니다. 그 시절에는 시냇물의 양쪽을 이어주는 SNS나 카카오 톡이 그리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주인공은 수줍음이 많아 '누나 몰래 '시냇물에 돌을 던집니다.퐁당퐁당….
 
  건너편에 있는 누나에게 '고운 노래 한 마디'를 부탁하지 못하고 혼자서 골목길의 돌을 발로 차듯 시냇물에 돌을 던지고 있습니다. 그저 마음의 물결이 '건너편에 앉아서 나물을 씻는 우리 누나 손등을 간질여 주'기를 기다립니다. 큰 바위를 던져 '풍덩'이라는 소리를 내는 씩씩한 사내가 되지 못하고 작은 돌을 몰래몰래 던집니다. 아득하고 못난 사랑입니다. 그 때 그 시절'나비 효과'를 공부했을 리는 없을 터인데….
 
  생각해보면 시냇물에 조약돌 하나 몰래 던지는 일도 꽃 하나 피우는 일일 수 있습니다. 동그랗게 일어난 꽃물결의 고백이 누나에게 달려가 줄 것을 기다리는 못난 사랑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누나 몰래' 던진 꽃이 '건너편에 앉아서 나물을 씻는 우리 누나 손'에 아름답게 피어나기를 기다려봅니다.꽃은 사랑의 향기를 실은 냇물에게'냇물아 퍼져라 널리 널리 퍼져라'며 간곡한 부탁을 합니다. 누나는 그 물결이 누구 때문에 왜 일어났는지 모를 수도 있지만….  며칠 전, '안동· 예천 소통 토론회'에서 임종식 교육감께서 작은 조약돌 하나 던지셨습니다.
 
  봄길처럼 걸어갈 것이라며 경북 교육의 봄길이 되어 걸어가는 사람들을 향하여 정호승 시인의 '봄길'을 낭송하셨습니다. 안동 예천의 교육이라는 강물에 던지는 사랑의 조약돌입니다. 그 조약돌의 물결이 지금도 귀에 쟁쟁합니다. 누나 몰래 돌을 던지던 이 노래의 주인공도 이제 어른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사랑의 시냇물에 돌을 던질 것이며 정호승 시인의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으로 살고 있을 것입니다. 꽃은 피어 사랑을 고백합니다. 시냇물에 돌을 던지는 일도 아릿한 사랑의 고백입니다.
 
  돌은 물에 떨어져 동그란 꽃을 피우고 그 향기는 물결을 따라 널리 널리 퍼져갑니다. 모든 꽃은 사랑을 전제로 피어납니다. 행복한 사랑을 고백하는 장미가 있고 기다림을 고백하는 해바라기가 있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냇물에 돌 하나 던지는 일도 사랑의 고백입니다.
 
  이 수줍은 사랑을 말하는 꽃에는 노랑할미꽃, 시클라멘, 망고 튤립이 있습니다. '퐁당' 예천읍을 가로질러 흐르는 한천에 나가 돌 하나 던집니다. 그 물결이 한천을 따라 흘러가고 낙동강을 따라 흘러가 바다로 퍼져가는 꿈을 꾸어봅니다. 바다를 따라 출렁이다가 우리 누나가 사는 먼 나라 시냇가에 도착하겠지요, 그러면 오늘도 '건너편에 앉아서 나물을 씻는 우리 누나 손등'이 파르르 떨릴지도 모를 일이구요.
예천교육장 이승진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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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