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대문 잠그지 않을 정도로 활짝 열린 인심의 `수렴 1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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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작성일20-06-14 19:48본문
↑↑ 수렴1리 전경
[경북신문=김영식기자] 임진왜란 당시 수병의 병영이 있던 곳이라고 해서 수영포(水營浦)라 불렀던 수렴1리는 양남면에서도 동해안을 가장 길게 차지하고 있다. 하서리 솔밭에서 시작해 관성마을 인접까지 이어졌으니 바다를 차지하는 면적은 가장 넓은 편이다.
↑↑ 제2발전소 안전부 직원들이 수렴마을을 찾아 마을 발전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자연마을인 수렴마을로만 구성된 수렴1리는 145 가구 289명이 살고 있다. 인근의 다른 마을과 달리 외지인은 5% 정도에 불과하다. 외지인들이 양남면으로 유입된 데에는 인근 대도시인 울산과의 거리가 가깝고 전원주택을 지을 땅이 넓기 때문이지만 수렴1리는 지형이 바다에 인접해 길게 이어져 있어 외지인이 주거지로 삼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 수렴1리 이대일(왼쪽) 이장과 부친 이장욱씨가 과거 수렴리의 삶을 얘기하고 있다.
수렴마을은 주로 어업 종사자들이 많다. 1970년대 이전에는 고기잡이 도구들이 현대화 되지 않아 어획량이 적었고 값도 싸 수입이 많이 않았다. 게다가 운송차량과 도시로 연결되는 도로시설이 열악해 마을사람들은 고기잡이로 살아가기에 여간 고달프지 않았다고 회상한다.
↑↑ 수렴1리 원로 김흥일, 김한호, 권안기(오른쪽부터)씨가 바닷가 정자에 앉아 정담을 나누고 있다.
이대일 이장은 "양남면에서도 가장 가난했던 마을이 수렴마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농업이 발달했던 다른 마을에 비해서 살기가 어려웠다"며 "그러나 어업 장비가 현대화되면서 소득이 늘어났고 한때는 40여 가구가 횟집을 운영할 정도로 현금 회전이 원활했던 마을이 돼 양남면에서 비교적 잘 사는 마을로 변했다"고 말했다.
↑↑ 경주뿐만 아니라 인근 도시에도 소문난 양남국수 공장.
그러나 인근 경주시내와 울산시내, 그리고 울산 북구 정자동에 시설 좋은 횟집이 많이 생기면서 수렴1리에는 현재는 횟집이 줄어들어 20여 가구만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마을에 어선이 40여척이 있어 이 어선에서 잡히는 고기들을 인근 도시에 보급해 주면서 소득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 수렴1리 앞바다의 황새바위.
여기에 최근 어촌뉴딜300 사업에 선정돼 단순한 어촌마을이 이제는 관광지로 변모하고 있는 단계다. 이대일 이장은 "이 사업이 끝나면 수렴1리에도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돼 관광과 연계된 어촌마을로 거듭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할배나무
이 이장의 부친인 이장욱(88)씨는 오래 전부터 정치망 어업을 해왔던 전형적인 어부였다. 그는 "농사지을 땅도 없어 농사도 지을 수 없었던 옛날에는 어업이 현대화도 되지 않아 숱한 고생을 했다"며 "그래도 천직인 고기잡이에 매달려 평생을 보내고 보니 지금은 형편이 좋아졌고 큰 횟집도 경영할 수 있어 아들에게 물려줬다"고 말했다.
또 "우리보다 젊은 사람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더 열심히 일했던 것이 지금의 수렴마을이 이나마 먹고살기에 넉넉하게 된 것"이라며 "40~50대 젊은이들이 횟집이 호황을 누리자 귀향을 해 터를 잡고 살아가는 것이 참 귀하게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 할매나무.
마을주민 김흥일(79), 김한호(75), 권안기(78)씨는 "젊은 시절 돈벌이가 시원찮아 원양어선을 차기도 했고 사우디 건설현장에 나가서 돈을 모았다"며 "그 고생 끝에 1척에 5000만원이 넘는 어선을 사서 자식들 대학공부도 시키고 지금은 횟집도 경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수렴마을은 양남에서 인심으로 치자면 최고인 마을"이라며 "내 것, 네 것 가리지 않고 살아갈 만큼 서로를 믿고 살며 아직도 대문을 잠그지 않고 살지만 도둑이 없는 마을"이라고 자랑했다.
수렴마을의 북쪽 끝자락에 양남국수공장(대표 이용희)가 있다. 이 국수공장은 2대째 60여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강소기업으로 하루 평균 300kg를 생산하는 유명국수공장으로 소문나 경주지역은 물론 타 지역에서도 주문이 쏟아져 휴일도 없이 국수를 생산하고 있다.
수렴마을 삼거리 앞바다에는 황새처럼 생긴 바위가 있다. 바다에서 떠오른 태양이 황새의 머리에 걸리면 장관을 연출해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모이는 이 황새바위는 최근 들어 방파제가 생기고 테트라포트가 깔려 일출 배경을 방해하고 그 매력을 잃게 돼 아쉽다는 것이 마을 사람들의 전언이다.
수렴1리의 월성원전 자매부서는 제2발전소 안전부다. 안전부 이해원 대리는 "수렴1리는 워낙 인심이 좋은 마을이어서 봉사활동을 나가면 오히려 주민 분들이 직원들을 챙겨주기에 바쁘다"며 "앞으로 어촌뉴딜 사업이 끝나 관광마을로 변모하면 수렴1리의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이들이 수렴을 찾을 수 있도록 널리 홍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영식 7494929@naver.com
[경북신문=김영식기자] 임진왜란 당시 수병의 병영이 있던 곳이라고 해서 수영포(水營浦)라 불렀던 수렴1리는 양남면에서도 동해안을 가장 길게 차지하고 있다. 하서리 솔밭에서 시작해 관성마을 인접까지 이어졌으니 바다를 차지하는 면적은 가장 넓은 편이다.
↑↑ 제2발전소 안전부 직원들이 수렴마을을 찾아 마을 발전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자연마을인 수렴마을로만 구성된 수렴1리는 145 가구 289명이 살고 있다. 인근의 다른 마을과 달리 외지인은 5% 정도에 불과하다. 외지인들이 양남면으로 유입된 데에는 인근 대도시인 울산과의 거리가 가깝고 전원주택을 지을 땅이 넓기 때문이지만 수렴1리는 지형이 바다에 인접해 길게 이어져 있어 외지인이 주거지로 삼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 수렴1리 이대일(왼쪽) 이장과 부친 이장욱씨가 과거 수렴리의 삶을 얘기하고 있다.
수렴마을은 주로 어업 종사자들이 많다. 1970년대 이전에는 고기잡이 도구들이 현대화 되지 않아 어획량이 적었고 값도 싸 수입이 많이 않았다. 게다가 운송차량과 도시로 연결되는 도로시설이 열악해 마을사람들은 고기잡이로 살아가기에 여간 고달프지 않았다고 회상한다.
↑↑ 수렴1리 원로 김흥일, 김한호, 권안기(오른쪽부터)씨가 바닷가 정자에 앉아 정담을 나누고 있다.
이대일 이장은 "양남면에서도 가장 가난했던 마을이 수렴마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농업이 발달했던 다른 마을에 비해서 살기가 어려웠다"며 "그러나 어업 장비가 현대화되면서 소득이 늘어났고 한때는 40여 가구가 횟집을 운영할 정도로 현금 회전이 원활했던 마을이 돼 양남면에서 비교적 잘 사는 마을로 변했다"고 말했다.
↑↑ 경주뿐만 아니라 인근 도시에도 소문난 양남국수 공장.
그러나 인근 경주시내와 울산시내, 그리고 울산 북구 정자동에 시설 좋은 횟집이 많이 생기면서 수렴1리에는 현재는 횟집이 줄어들어 20여 가구만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마을에 어선이 40여척이 있어 이 어선에서 잡히는 고기들을 인근 도시에 보급해 주면서 소득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 수렴1리 앞바다의 황새바위.
여기에 최근 어촌뉴딜300 사업에 선정돼 단순한 어촌마을이 이제는 관광지로 변모하고 있는 단계다. 이대일 이장은 "이 사업이 끝나면 수렴1리에도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돼 관광과 연계된 어촌마을로 거듭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할배나무
이 이장의 부친인 이장욱(88)씨는 오래 전부터 정치망 어업을 해왔던 전형적인 어부였다. 그는 "농사지을 땅도 없어 농사도 지을 수 없었던 옛날에는 어업이 현대화도 되지 않아 숱한 고생을 했다"며 "그래도 천직인 고기잡이에 매달려 평생을 보내고 보니 지금은 형편이 좋아졌고 큰 횟집도 경영할 수 있어 아들에게 물려줬다"고 말했다.
또 "우리보다 젊은 사람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더 열심히 일했던 것이 지금의 수렴마을이 이나마 먹고살기에 넉넉하게 된 것"이라며 "40~50대 젊은이들이 횟집이 호황을 누리자 귀향을 해 터를 잡고 살아가는 것이 참 귀하게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 할매나무.
마을주민 김흥일(79), 김한호(75), 권안기(78)씨는 "젊은 시절 돈벌이가 시원찮아 원양어선을 차기도 했고 사우디 건설현장에 나가서 돈을 모았다"며 "그 고생 끝에 1척에 5000만원이 넘는 어선을 사서 자식들 대학공부도 시키고 지금은 횟집도 경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수렴마을은 양남에서 인심으로 치자면 최고인 마을"이라며 "내 것, 네 것 가리지 않고 살아갈 만큼 서로를 믿고 살며 아직도 대문을 잠그지 않고 살지만 도둑이 없는 마을"이라고 자랑했다.
수렴마을의 북쪽 끝자락에 양남국수공장(대표 이용희)가 있다. 이 국수공장은 2대째 60여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강소기업으로 하루 평균 300kg를 생산하는 유명국수공장으로 소문나 경주지역은 물론 타 지역에서도 주문이 쏟아져 휴일도 없이 국수를 생산하고 있다.
수렴마을 삼거리 앞바다에는 황새처럼 생긴 바위가 있다. 바다에서 떠오른 태양이 황새의 머리에 걸리면 장관을 연출해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모이는 이 황새바위는 최근 들어 방파제가 생기고 테트라포트가 깔려 일출 배경을 방해하고 그 매력을 잃게 돼 아쉽다는 것이 마을 사람들의 전언이다.
수렴1리의 월성원전 자매부서는 제2발전소 안전부다. 안전부 이해원 대리는 "수렴1리는 워낙 인심이 좋은 마을이어서 봉사활동을 나가면 오히려 주민 분들이 직원들을 챙겨주기에 바쁘다"며 "앞으로 어촌뉴딜 사업이 끝나 관광마을로 변모하면 수렴1리의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이들이 수렴을 찾을 수 있도록 널리 홍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영식 74949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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