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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데스크칼럼] 방사능 포비아에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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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이상문 작성일20-05-2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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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이상문월성원자력본부의 맥스터 증설에 대한 공론화 일정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 탈핵단체에서 배포한 홍보물을 보면서 섬뜩한 느낌을 받았다. 홍보물에는 "고준위핵폐기물 20초면 당신을 죽입니다"라고 썼다. 또 "고준위핵폐기물은 단 1g만으로도 수천 명을 죽일 수 있는 지구에서 가장 위험한 독성물질이고 사용후핵연료를 수조에서 10년 냉각해도 시간당 1000 시버트(Sv)의 강한 방사능을 띠고 있어 1m 떨어진 곳에서 20초 만에 1개월 내 치사율 100%의 피폭량을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과연 이 주장이 옳은 것인가. 사실이라면 큰일 났다. 경주 인근에 가동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는 지금 당장 멈춰 서게 해야 하고 맥스터 증설은 당장 폐기해야 한다. 세상에 이처럼 공포스러운 일이 어디에 있는가.
     나는 이 주장이 원자력의 위험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사안이라도 가장 민감한 부분을 침소봉대해서 외치면 설득력이 엄청나게 높아진다는 사실은 어지간한 지능을 가진 사람이라면 모두 아는 사실이다. 매체에 등장하던 광고들이 사실과 다르게 왜곡되거나 과장됐던 때가 있었다. 소비자는 그 광고를 보면서 한순간 현혹되고 비이성적으로 구매하게 된다. 그것이 속성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상품의 허위광고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가려내고 심의해 과장광고는 아예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제도적으로 막고 있다. 소비자의 수준도 높아져 절묘하게 규제를 피해 과장하더라도 이제는 잘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
     내가 아는 작은 상식으로 단적으로 얘기하자면 환경단체의 주장에 따르면 월성원전의 본부장 집무실과 500명이 넘는 직원들이 근무하는 본관건물이 사용후핵연료건식저장시설(맥스터)과 불과 100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니 월성원전의 전 직원은 심각한 건강상의 이상징후가 포착돼야 한다. 그런데 그들은 수십년째 멀쩡하게 밥 잘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며 살아간다. 건식저장시설은 전 세계 31개 원전 운영국 중 17개국에서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는 시설이다.
     방사선은 우주가 생겨날 때부터 존재해 왔다. 이를 자연방사선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상 모든 물질로부터 자연적으로 생긴 방사선과 또 우주로부터 나오는 방사선 등 먼 옛날부터 있던 방사선을 말한다. 자연방사선은 암석이나 흙, 공기 중에 있는 먼지, 물속이나 채소, 과일, 생선, 육류 등 우리가 숨 쉬고 마시고 먹는 모든 음식물에 포함된 방사성물질에서 나온다.
     인공방사선은 TV나 전자레인지 같은 가전제품, 공항의 보안검색장치와 건강검진에 쓰이는 X선장치, 암치료장치, 원자력발전소 등에서 나온다. '인공방사선은 자연방사선 보다 더 위험하다'고 알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이 또한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자연방사선과 인공방사선은 성질이나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 모든 특성이 똑같다. 요즘 우리 주변에서 인공방사선이 더 많아지고 있는데 인공방사선이든 자연방사선이든 일상생활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받는 방사선은 피할 수도 없다.
 
  우리는 생활하는 동안 항상 환경 중의 방사선에 노출돼 있으며 이는 미래에도 마찬가지다. 방사선의 위험도는 방사선 영향을 측정할 수 있는 단위인 밀리시버트(mSv) 또는 시버트(Sv, 1Sv=1000mSv)에 의해 평가되는데 밀리시버트가 많으면 많을수록 위험하고 적으면 적을수록 안전하다. 방사선의 양이 250밀리시버트 이하면 수면제 한두 알 정도를 먹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몸에 거의 변화가 없다고 한다.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선작업을 1년 하면 인공방사선을 연평균 1밀리시버트 이하로 받는다고 한다. 이 정도라면 우리나라 국민이 자연으로부터 받는 연간 방사선량인 3.0 밀리시버트 보다 훨씬 적은 선량이다. 1밀리시버트는 가슴 X선 촬영 10회 시 받는 선량과 미국 비행기 여행 10회 왕복 시 받는 선량에 해당하는 비교적 적은 양이다.
     자연방사선량 외 원자력 시설의 운영으로 인해 주변 주민이 받는 방사선량은 연간 1밀리시버트까지 허용되지만 원자력발전소 주변 주민이 추가로 받게 되는 방사선량은 연간 0.01밀리시버트 이하다.
      월성원전 맥스터의 표면으로부터 나오는 방사선량률은 근접 거리(10cm)에서 시간당 0.018밀리시버트라고 한다. 방사선량률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해 감소하므로 맥스터로 인해 발전소 주변 주민이 추가로 받게 되는 방사선량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월성원전의 중수로는 천연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고 있고 사용후핵연료를 습식저장조에서 6년 저장 한 후에 건식저장고(맥스터)로 이송해 보관하는데 맥스터에 저장되는 핵연료 다발은 바스켓, 실린더, 두께 1m의 차폐벽 등 다중 방벽으로 보호되고 있어 여기서 나오는 방사선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맥스터 증설은 월성 2, 3, 4호기의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곧 한계에 도달하게 될 기존의 맥스터에 이어 또 다른 뛰어난 기술의 맥스터를 짓지 않는다면 모든 원자로는 셧다운이 돼야 하며 이로 말미암아 입게 될 지역과 국민의 손실은 도대체 누가 책임질 것인가. 지금 우리나라의 원자력 학계와 원전 종사자들은 충분한 이론과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방사선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믿는다.
     또한 누구든지 방사선을 조금만 알면 맥스터 증설이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막연하게 방사선에 대해서 깊이 알지 못하는 국민들에게 방사능 포비아를 부추기는 왜곡 과장광고는 이제 멈추고 만일 자신들의 주장이 옳다면 제대로 설득하고 이해시키는데 주력하기 바란다.
편집국장 이상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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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