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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특별기고] 멧돼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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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박사 김영호 작성일19-11-1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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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학박사 김영호멧돼지는 잡식성 동물이며 산저(山猪)라고도 한다. 외형적 특징은 몸의 길이가 1~2미터이고, 어깨 높이는 55~110cm이며, 몸빛은 검은 색 또는 갈색이다. 목에서부터 등에 걸쳐 뻣뻣한 털이 나 있다. 주둥이가 매우 길고 목은 짧은 편이며, 날카로운 송곳니가 위로 솟아 있다. 성질이 사나우나 고기는 맛이 좋고, 특히 그 쓸게는 약용으로 애용되며 가죽은 세공용으로 쓰인다. 유라시아 대륙의 산림에 분포한다고 한다. 이 멧돼지들이 요즈음 겁도 없이 도심에 나타나서 거리를 종회하는 현상이 종종 TV화면에 보여 지고 있다.

  조상의 산소에 성묘를 가보면 멧돼지 가족이 무리지어 다녀간 흔적이 발견된다. 주둥이로 봉분을 파 해쳐서 심한 훼손을 입혔고, 바닥에는 마치 못자리를 밟은 듯 난장판이 된 것이 보인다. 그런 장면을 보게 되면 유감스럽기도 하지만 자주 성묘를 하지 못함에 대한 불효막심을 아니 느낄 수 없다.

  조선(祖先)들은 조상을 섬김에 있어서 '사사여사생(事死如事生)'이라 가르쳤다. 비록 돌아가셨긴 하지만 '생전에 섬기던 것과 같이 사후에도 섬겨라'는 것이다. 그래서 산소에 성묘할 때 절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 계실 때 문안 인사를 드린 것처럼 "요즈음 날씨가 차가와지고 있습니다. 저승에서의 냉한을 잘 이기셔서 항상 편안하게 계십시오"와 같이 문안인사를 드려야 한다고 가르쳤다.

  이 멧돼지들도 살기 위해 먹이를 찾아 온 산천을 다닌다.  대체로 항상 다니던 길만 다니다 보니 먹잇감은 찾을 수 없고 육신만 아파서 가까운 산자락 밭에 종종 내려와 애써 길러 놓은 농작물을 마음대로 뜯어먹고 폐허를 만들어 버린다. 그렇다고 함부로 잡을 수도 없다. 그래서 피해만 감수해야 하는 것이 밭주인이다.

이런 멧돼지들은 한 마리가 다니는 것이 아니고 대체로 온 가족이 무리를 지어 다니기 때문에 피해가 클 뿐만 아니라, 잘못 건드리면 생명마저 위태롭게 된다. 그래서 그 피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협의해 보기도 한다.

  동아일보(2019.11.12.) 기사에 정부의 경제정책을 이런 멧돼지와 관련하여 표현한 비유문장이 발견되어서 눈길을 끌었다. K 국가미래연구원장은 "기업경쟁력을 높여 일자리를 늘리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정치적으로 민감하다는 점 때문에 (최저임금인상이라는) 빠른 길을 택했고 오히려 일자리가 줄었다", "경제주체의 의지를 죽여 시장의 활력을 떨어뜨린 점이 정부가 가장 잘 못한 부분"이라면서, "멧돼지가 여기저기 헤매고 다니면 작물만 손해 보는 게 아니라 밭 자제가 엉망이 된다"라고 경제정책이 회복하기 힘든 상황을 초래 했다고 평가했다.

  이 문장은 멧돼지, 작물, 밭, 엉망 등의 핵심용어로 구성되어 있어서, 이 들 용어를 어디에 비유한 것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밭 자체를 엉망으로 만든 주체가 멧돼지라는 것은 쉽게 인식이 된다. 멧돼지도 살기 위해 가족을 거느리고 집단 식사를 난잡하게 한 것이 자체적으로는 감식(甘食)을 하였겠지만, 밭주인에게는 폐농이라는 엄청난 피해를 준 것이다.

  도덕적 예지가 없는 산저라는 동물이 한 짓이기에 교육가능성이 없는 그들에게 인간의 도덕적 삶의 방식을 가르칠 수 없지만,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그와 같은 피해를 예견하고 그 방책을 강구하여 밭두렁에 철책을 두르고, 우인(偶人)을 세우든지, 혹은 수시로 나와 인기척을 내면서 멧돼지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 일이다.

  국가정책이 마치 실험실에서 실행하는 초보자의 실험을 닮을 수는 없으며, 이름만 덧붙이는 보고서와 같다든지 혹은 멧돼지의 비도덕적 삶의 방식과 같이 시행되어서는 더욱 아니 될 것이다.

  누구를 원망하기보다 밭주인이 명철한 판단력으로 멧돼지의 침공을 예방하는 제1차적 방호벽이 이라는 책임감을 견지하고 접근 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된다.
교육학박사 김영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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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