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현 특별기고] 추억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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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대학교 교수 윤승현 작성일21-05-24 18:07본문
↑↑ 한남대학교 교수 윤승현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많은 추억을 갖게 됩니다. 살던 마을, 다니던 학교, 직장 그리고 남자의 경우는 군대 등에서 여러 가지 추억을 갖게 됩니다. 우리는 가끔 과거의 그 장소로 추억여행을 떠나고 싶어 합니다. 어느 한때의 그리운 곳으로 돌아가서 그 시간들을 더듬어 보고 싶어 합니다.
우리의 추억 속에 있는 장소(場所)는 우리에게 단지 장소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곳에는 친구의 우정과 연인과의 사랑 그리고 가족의 정이 있던 곳입니다.
사람들이 추억의 장소로 찾아가 보지만 그 장소들이 못 알아볼 정도로 변했거나 사라져버린 경우가 많습니다. 수년 전에 내가 대구에서 개최된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중고등학교 시절에 살았던 동네로 가보고 싶어서 택시를 타고 내가 살던 동네와 학창시절에 다니던 거리들을 이리저리 둘러본 적이 있었습니다.
내가 살았던 집은 흔적이 없었고 옆집의 터와 연결하여 재건축이 되어 있었습니다. 어릴 적 이웃집들도 대부분 새로운 집들로 건축이 되어 있었습니다. 내가 살던 집과 10여분 거리에 있던 납작 만두 가게도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나는 대구에 다녀온 이후로 한동안 마음속에 허전함이 크게 남아 있었습니다. 그 추억 속의 동네가 이제는 이 세상에 없다는 아쉬움 때문이었을 겁니다.
내가 서울에서 처음 정착했던 동네도 수년 전에 재건축이 되어 지금은 그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나의 신혼생활을 그 곳에서 시작했고 거기에서 태어난 아이들과 추억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살던 아파트 앞에 있었던 운동장 같던 큰 공터도 없어지고 그 자리에 새 아파트가 들어섰습니다.
내가 중고등학교와 신혼시절에 살았던 동네들뿐만 아니라 군 생활을 보낸 군부대 그리고 대학시절 살았던 동네들까지 모두가 크게 바뀌어서 옛적 그 추억의 자취는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변하지 않고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유일한 곳이 나의 어릴 적에 살던 나의 고향 경주입니다.
경주는 내가 찾아갈 때마다 늘 옛 모습으로 나를 반겨줍니다. 경주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은 경주가 역사도시여서 개발에 제한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황성공원, 보문호수, 대릉원, 경주역 등 옛적 그 장소들이 늘 변함없이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릅니다.
경주역은 내가 군(軍)에 입대할 때 어머니와 눈물의 이별을 했던 곳입니다. 내가 기차를 타고 육군훈련소로 떠난 후에 어머니께서 일주일 동안 우셨다는 소식을 나중에 들었습니다. 경주역을 지나칠 때면 늘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또 초등학교 5학년 때 친구들과 단체사진을 찍었던 첨성대, 사생 대회에 참가했던 황성공원을 비롯하여 포석정, 불국사 등 참 아련한 추억들이 많은 곳입니다.
사람들은 살아가다가 힘이 들고 지치면 고향을 방문합니다. 고향의 어릴 적 추억은 어머니의 따스한 품처럼 우리에게 위로와 안식을 줍니다.
우리는 사는 지역이 개발되는 것이 발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개발은 오히려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경주가 옛 모습을 지키는 것이 멀리 보면 경주의 가치를 더 높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학창시절에 경주를 방문하지 않은 사람은 대한민국에 거의 없을 겁니다. 이런 사람들의 추억여행의 장소로 경주는 점점 더 인기를 얻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경주가 추억의 여행지로 사랑받기 위해서는 추억의 장소들을 잘 관리하고 추억 콘텐츠를 잘 개발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추억 여행객들이 경주에서 또 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시민들 스스로가 서비스 자세를 개선하고 적절한 가격수준의 유지와 교통 접근성도 향상시켜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남대학교 교수 윤승현 kua348@naver.com
우리의 추억 속에 있는 장소(場所)는 우리에게 단지 장소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곳에는 친구의 우정과 연인과의 사랑 그리고 가족의 정이 있던 곳입니다.
사람들이 추억의 장소로 찾아가 보지만 그 장소들이 못 알아볼 정도로 변했거나 사라져버린 경우가 많습니다. 수년 전에 내가 대구에서 개최된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중고등학교 시절에 살았던 동네로 가보고 싶어서 택시를 타고 내가 살던 동네와 학창시절에 다니던 거리들을 이리저리 둘러본 적이 있었습니다.
내가 살았던 집은 흔적이 없었고 옆집의 터와 연결하여 재건축이 되어 있었습니다. 어릴 적 이웃집들도 대부분 새로운 집들로 건축이 되어 있었습니다. 내가 살던 집과 10여분 거리에 있던 납작 만두 가게도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나는 대구에 다녀온 이후로 한동안 마음속에 허전함이 크게 남아 있었습니다. 그 추억 속의 동네가 이제는 이 세상에 없다는 아쉬움 때문이었을 겁니다.
내가 서울에서 처음 정착했던 동네도 수년 전에 재건축이 되어 지금은 그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나의 신혼생활을 그 곳에서 시작했고 거기에서 태어난 아이들과 추억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살던 아파트 앞에 있었던 운동장 같던 큰 공터도 없어지고 그 자리에 새 아파트가 들어섰습니다.
내가 중고등학교와 신혼시절에 살았던 동네들뿐만 아니라 군 생활을 보낸 군부대 그리고 대학시절 살았던 동네들까지 모두가 크게 바뀌어서 옛적 그 추억의 자취는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변하지 않고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유일한 곳이 나의 어릴 적에 살던 나의 고향 경주입니다.
경주는 내가 찾아갈 때마다 늘 옛 모습으로 나를 반겨줍니다. 경주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은 경주가 역사도시여서 개발에 제한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황성공원, 보문호수, 대릉원, 경주역 등 옛적 그 장소들이 늘 변함없이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릅니다.
경주역은 내가 군(軍)에 입대할 때 어머니와 눈물의 이별을 했던 곳입니다. 내가 기차를 타고 육군훈련소로 떠난 후에 어머니께서 일주일 동안 우셨다는 소식을 나중에 들었습니다. 경주역을 지나칠 때면 늘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또 초등학교 5학년 때 친구들과 단체사진을 찍었던 첨성대, 사생 대회에 참가했던 황성공원을 비롯하여 포석정, 불국사 등 참 아련한 추억들이 많은 곳입니다.
사람들은 살아가다가 힘이 들고 지치면 고향을 방문합니다. 고향의 어릴 적 추억은 어머니의 따스한 품처럼 우리에게 위로와 안식을 줍니다.
우리는 사는 지역이 개발되는 것이 발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개발은 오히려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경주가 옛 모습을 지키는 것이 멀리 보면 경주의 가치를 더 높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학창시절에 경주를 방문하지 않은 사람은 대한민국에 거의 없을 겁니다. 이런 사람들의 추억여행의 장소로 경주는 점점 더 인기를 얻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경주가 추억의 여행지로 사랑받기 위해서는 추억의 장소들을 잘 관리하고 추억 콘텐츠를 잘 개발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추억 여행객들이 경주에서 또 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시민들 스스로가 서비스 자세를 개선하고 적절한 가격수준의 유지와 교통 접근성도 향상시켜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남대학교 교수 윤승현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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