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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김씨·울산박씨 집성촌으로 반촌 특유 품위 갖춘 송전2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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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작성일20-10-15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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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전2리 전경   
[경북신문=김영식기자] 송전2리는 토함산 기슭의 전형적인 산촌마을이다. 개발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우리나라 산골의 모습과 전통문화가 잘 보존돼 있다. 거기에 두산김씨와 울산박씨의 집성촌이어서 반촌 특유의 품위도 갖추고 있다.

  고천(古川), 윗마을, 아랫마을 등의 3개 자연마을로 이뤄진 송전2리는 82가구 131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송전1리보다 인구나 규모면에서 큰 마을이다. 130명이 넘는 인구 가운데 남성은 불과 30명이어서 고령의 여성들이 많다.

                      ↑↑ 마을 원로 박주목(왼쪽)씨와 박동수 고천마을 노인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마을 주민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고천마을은 송전 서쪽에 있는 오래된 마을로 마을 가운데로 흐르는 맑은 냇물이 있어 고천들(고래들)을 기름지게 했다. 이 마을은 울산박씨 집성촌이다. 입향조인 박경일은 울산에서 태어나 이 마을로 본거지를 옮겼다. 평소 검소하고 학문에 집중하면서 살았다. 상자 가득하게 책을 쌓아두고 읽으며 말과 행동을 조심하면서 살던 그를 따르는 학도들이 많아 온 마을에 책 읽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후손들이 그가 기거하던 곳을 그의 호 농수를 따 농수정을 짓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 두산서당.   

  박경일의 7대손으로 이 마을을 지키고 사는 박주목(79)씨는 "양반의 후손이라고 하지만 어린 시절 참 가난하게 살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굶는 날이 절반을 넘었고 아침에는 밥, 저녁에는 죽을 먹고 살던 가난한 시절이 아득하다"며 "그래도 양반의 후손이라 체면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술회했다.

  송전2리에 가난한 사람들만 산 것은 아니다. 두산김씨 문중과 울산박씨 문중의 부잣집도 있었고 얼마 전까지는 선비들이 살아갈 정도로 전통적인 미풍양속이 잘 지켜진 마을이었다. 박씨는 "명절이나 절기 때마다 지켜야할 미풍양속이 잘 지켜져 온 마을이지만 요즘 들어 젊은 사람들은 그렇게 전통을 지키며 살아온 우리 세대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 농수정.   

  배고픔을 겪던 시절을 벗어나게 한 것은 새마을운동이 시작된 후라고 했다. 박동수(74) 고천마을 노인회장은 "새마을운동 이후 통일벼가 나오고 나서 곡수가 많아 겨우 배고픔을 면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박 회장은 "새마을운동 이전에는 소를 몰거나 지게를 지고 농사를 지었지만 새마을운동으로 길이 넓혀지고 경운기가 들락거리면서 농사 규모도 커지기 시작했다"며 "힘겹게 살던 마을사람들이 그때부터 밥을 실컷 먹고 살 수 있었다"고 밝혔다. 
                    ↑↑ 송계정.   

  송전2리에는 두산김씨의 흔적도 많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두산서당이다. 두산리 장아곡마을의 입향조이자 임진왜란에서 전공을 세운 김석견을 봉향하고 있다. 지금은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604호로 지정됐다. 또 김석견의 둘째 아들 김몽량을 봉행하는 송계정도 있다. 김몽량은 아버지와 함께 의병을 일으켜 공을 세웠다.

  송전2리에는 하루 6번의 버스가 들어온다. 그래서 산골이라고 하기에는 접근성이 비교적 좋은 편이다. 하지만 토함산, 형제봉, 산성산 등 깊은 산 속에 파묻혀 있어 산짐승들의 출몰이 현재에도 여전하다. 멧돼지, 고라니, 노루들이 내려와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그만큼 깊은 산골이면서 환경이 잘 보존된 지역이라는 반증이다.

                      ↑↑ 송전2리 최고령자 이분난 할머니.   

  현재는 두송녹색체험마을로 이용하고 있는 송전초등학교는 인근 죽전리와 두산리의 학생들이 한때 300명 가까이 재학했던 학교였다. 1949년 양북초등학교 송전분교장으로 개교한 이 학교는 2010년 학생 수가 줄어들어 폐교했다.

  송전2리의 최고령자는 이분난(99) 할머니다. 이 할머니는 19세에 포항 장기면에서 시집을 왔다. 이 할머니는 "처음 심신산골에 시집와서 가난했지만 이웃사람들이 점잖고 인정이 많아 외롭지 않게 살았다"며 "딸 둘과 아들 넷을 나아 모두 나와 함께 늙으면서 이 마을에 뿌리박고 한 세기를 살았다"고 말했다.

                      ↑↑ 제3발전소 안전부 직원들이 송전2리를 방문해 마을 이야기를 청취하고 있다.   

  송전2리의 월성원전 자매부서는 제3발전소 안전부다. 조재관 과장은 "전통적인 산촌마을인 송전2리의 주민들에게 배울 점이 많다"며 "우리 조상의 전통 미덕을 계승하고 보존하는데 관심을 가지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식   74949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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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