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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중 문화칼럼] 비바vivat 찬란한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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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가수 권오중 작성일20-10-1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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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가수 권오중금년에도 어김없이 대 자연은 울긋불긋 아름다운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수줍은 여인네처럼 조용히 찾아왔습니다.
 
  무더위 끝에 찾아온 상큼하고 아름다운 가을 신부이기 때문에 더욱더 반가운 손님입니다.
 
  에메랄드 색 하늘에는 하이얀 새털구름이 가벼이 날고, 산들바람에 작고 앙증 맞은 얼굴의 코스모스와 눈이 부시게 빛나는 은백색의 억새가 무리를 지어 춤을 추며, 울긋불긋한 물감을 뿌려 파스텔화를 그린 듯한 산야(山野)는 정녕 아름답습 니다.
 
  대자연의 빛이 너무 찬란하여 눈이 시려 옵니다. 이렇게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찬란함이 있기까지는 영광과 슬픔이 도사려 있고, 아름다운 열매를 맺기까지는 무수한 시련과 고통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두꺼운 껍질이 째지는 아픔을 겪고 새싹이 태어나, 작렬하는 뜨거운 태양과 모 진 비바람을 이겨내고서 비로소 소중하고 값진 열매가 탄생하였습니다.
 
  아마 사 랑이라는 아름다운 열매도 그렇게 힘겨운 시련 끝에 잉태하는 것 같습니다.
 
 
  이 찬란한 가을 앞에서 우리는 심은 대로 거둔다는 농심(農心)을 읽을 수 있고, 고개 숙인 벼를 보고 겸손의 미덕을 배우며, 인고의 결실로 미래를 준비하는 자연의 오묘함에 숙연해집니다.
 
  나지막한 산언덕에 삽상(颯爽)한 공기를 마시며 보드란 풀밭을 이불 삼아 가만히 누워봅니다. 파아란 가을 하늘이 바닷속같이 한없이 깊어 보이고 하늘가를 수 놓은 뭉게구름이 그린 듯 아름답습니다.
 
  고슴도치 같은 가슴을 열고 소슬바람에 알밤이 문득 떨어집니다. 가만히 밤을 주워 풋풋한 가을 내음을 맡아보고, 알밤을 사알짝 볼에 대어 보니 대자연의 숨 결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한 귀여운 다람쥐가 알밤을 물고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바시락 거리는 낙엽들의 가을 소리가 무척이나 싱그럽고, 서늘한 계곡물의 냉기 에 문득 오묘한 대자연의 순리가 느껴집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황금 들녘은 바람결에 풍요로움이 일렁거렸지만 이제는 텅 빈 들녘에 허전함만이 감돌고, 낙엽 쌓이듯 근심이 쌓여만 가는 농심(農心)을 생 각하니 문득 한 조각 수심(愁心)이 어른거립니다.
 
  붉은 단풍은 '아름다운 킬러(killer)'. 단풍의 붉은 색은 월드컵축구 축제 때 '붉은 악마'의 모습이 아닌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한 독(毒)이라는 연구결과는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이는 단지 조락(凋落)의 계절만의 탓이 아닐 것입니다.
 
  이제 청초한 국화의 향긋한 국화 향과 더불어 시련의 무서리가 내리고 있습니다.
 
  무거운 마음의 옷을 하나하나 훌훌 벗어 맑고 깨끗한 계곡의 물에 흘려보내 고, 자연의 순수함 속에 귀의(歸依)하라고 재촉하는 듯합니다.
 
  '겨울이 오면 봄은 멀지 않으리'라는 셀리의 시구처럼, 아무리 혹독한 시련의 겨울이 우리에게 닥칠지라도 희망의 봄은 머지않아 반드시 오리라는 것을 이 찬 란한 가을 앞에서 우리는 기원해 봅니다.
시인·가수 권오중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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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