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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약보다 몸에 좋고 맛좋은 산나물 지천이었던 `죽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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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작성일20-10-0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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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전리 전경.   
[경북신문=김영식기자] 양북면 죽전리는 오지마을이다. 도로가 뚫리기 전에는 토끼길을 걸어서 왕복 50리길 어일장을 나다녔을 정도로 험한 산속 마을이다. 17가구 26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죽전리는 양북면에서 가장 작은 마을로 손꼽힌다.

                    ↑↑ 죽전리의 중심마을인 남전마을 모습.   

  이 마을에는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 한 때 5일장이 서는 날 한번 들어오던 버스가 있었지만 그마저도 노선이 폐지되면서 끊겼다. 마을 사람들은 급한 일이 있으면 어일리에 있는' 행복택시'를 불러 나들이를 한다. 전통적인 농촌마을인 죽전리는 현재 대부분의 주민이 고령이어서 가용작물만 재배할 정도로 소규모 농업으로 전락했다.

  이 마을 대부분의 주민들은 60세 이상의 노령층이다. 17가구 중 50대는 2가구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마을에도 한때는 50가구에 100명 이상의 주민이 살았다. 그때에도 살기에는 불편했다. 주민들은 마을의 주산인 조항산에서 채취한 산나물과 지역의 농산물을 이고지고 어일장이나 입실장으로 팔러나갔다. 물건이 다 팔리면 다음 장날까지 먹고 생활할 반찬거리와 일용품을 사서 다시 머리에 이고 먼 길을 되짚어 돌아왔다. 주민들은 새벽에 장에 가서 물건을 팔고 돌아오면 해가 졌다고 기억했다.

                      ↑↑ 죽전리에서 조항산쪽으로 한참 들어가는 외딴 마을인 새모기 마을 모습.   

  학생들도 걸어서 등하교를 했다. 초등학교는 인근 양남면 석읍리의 석읍초등학교를 다녔고 중고등학교는 어일까지 통학을 해야 했다. 이때는 송전리까지 고개를 넘어 걸어서 나가서 어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했다. 더러는 어일에 자취를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다지 흔한 일은 아니었다. 중고등학생들은 첫새벽에 집을 나서서 어두워져야 집으로 돌아왔다.

                      ↑↑ 죽전리의 중심마을인 남전마을 모습.   

  이외선(71) 부녀회장은 "산간벽촌이었지만 청정지역이어서 살기에는 더 없이 좋은 마을"이라고 자랑했다. 이 회장은 "주민들의 식수는 산에서 샘솟는 자연수로 해결할 만큼 오염원이 전혀 없는 마을"이라며 "농사지어 자식 공부시키기에 빠듯한 생활을 했지만 서로 나누고 보듬으며 형제처럼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죽전리의 산나물은 맛이 있기로 소문이 났다. 죽전리의 산나물을 먹으면 탕약을 먹는 것보다 낫다는 말이 날 정도였다. 마을의 아낙네들은 조항산을 헤매며 참나물, 취나물은 물론 '워너리'라고 불리는 미나리과의 산나물을 채취했다. 이 나물들은 양북, 입실은 물론 경주와 포항, 울산 등으로 팔려나갔다.

                      ↑↑ 죽전리 이외선 부녀회장(왼쪽)과 주민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석전리 김혜숙(76) 이장은 양북면의 유일한 여성이장이며 최고령 이장이다. 그는 취임 후 허술한 마을회관을 신축하는데 집중했다. 마을회관 앞 정자는 여성 이장의 섬세한 손길이 느껴질 정도로 청결해 마치 어느 집안의 대청마루에 앉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 죽전리 큰언니 김차순 할머니.   

  이 마을의 큰 언니인 김차순(86) 할머니는 "권이리에서 22살에 결혼해 보니 두메산골에서 두메산골로 시집온 셈이었다"며 "소먹이고 농사지으며 한 평생을 5남매를 키우느라 늙어갔다"고 말했다. 김차순 할머니는 '산나물 도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마을의 주산인 조항산의 지리가 손금 보듯이 훤하다고 했다. 김 할머니는 "골짜기에서 골짜기를 건너고 헤매면서 산나물을 캐고 그 나물을 시장에 내놓으면 도회의 사람들이 좋아했을 때 참으로 기뻤다"고 술회했다.

  울산의 현대중공업에서 퇴직한 박규현(74)씨는 15년 전 죽전리를 택해 귀촌했다. 박씨는 "은퇴 후 조용하게 나만의 삶을 살고 싶어 택한 마을이 죽전리였다"며 "처음에는 생활의 근거지였던 울산을 오가기에 힘들고 문화생활을 누릴 시설이 부족해 아쉬웠지만 지금은 마을사람들과 어울리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했다.

  또 "월성원전과의 교류협력이 잘 이뤄져 마을로서는 큰 도움을 받고 있다"며 "죽전리 마을사람들은 대부분 원전정책에 대해 적극 호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 월성원전 자매부서인 3발전소 기계팀이 마을 정화활동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월성원전의 자매부서는 제3발전소 기계부다. 조석기 차장은 "죽전리는 양북면에서도 가장 규모가 작고 오지마을에 속하지만 마을사람들의 화합은 가장 잘 되는 곳"이라며 "월성원전의 원전정책에 대해 적극 호응하고 응원해주는 만큼 어르신들의 복지와 주민들의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영식   74949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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