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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호 수요칼럼] 팽나무는 고향의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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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고문·교육행정학박사 손경… 작성일20-09-2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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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고문·교육행정학박사 손경호사람은 나무와도 같은 것이다. 나무는 키가 자라서 하늘 높이 밝은 곳으로 올라가면 갈수록 그 뿌리는 점점 굳게 땅속, 밑바닥 깊숙이 어두운 곳에서 버티고 있어 나무의 성장을 돕는다.
 
  독일의 문학인 '데미안'의 저자 헤르만 헤세의 글에 이런 말이 있다. "가을이 되어 나무에서 낙엽이 지지만 나무는 그것을 느끼지 못한다. 나무에 비가 내리고 햇볕이 쪼이고 서리가 내린다. 나무 안에서는 힘찬 생명이 서서히 빡빡하게 안쪽 깊숙이 파고 들어간다. 그러나 나무는 죽지 않고 오히려 봄을 기다린다." 사실 나무는 신성한 것이다. 나무와 이야기하고, 나무에 귀를 기울리는 것은 아는 사람은 지리를 안다고 한다.
 
  필자가 늦게 나무에 관해서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몇 년 전에 '조경학원'에서 3개월 간 공부를 했던 경험이 있다. 오래 전 동네어귀에 당수나무라 하여 체격이 좋은 나무가 동네를 수호하고 있었다. 생물학적 수목에 노박덩굴과의 낙엽 활엽 교목으로 분류되는 '회나무'였다. 나중에 알기로 회나무는 6,7월에 흑자색 꽃이 피고 10월에 열매가 익는 거목이다.
 보통 회나무는 산중턱 이상에 자라며 정원수로도 자리하기에 적합하며 나무 껍질은 옛날에 새끼대용으로 쓰였다고 한다. 지금보다 훨씬 전부터 남의 이용도는 상당했다. 나무의 애용도는 건축이나 생활용품, 그리고 조경용이나 땔 감에 많이 쓰였던 역사가 있다.
 
  오늘 수 많은 수목 가운데 어릴 때 좋아했던 '팽나무'에 관한 전설적 얘기가 있다. 이모님댁 뒷마당에 꽤 키가 큰 팽나무는 많은 느티나무와 함께 정자나무로 많이 심은 나무다. 소년시절을 보냈던 우리 동네에도 팽나무아래 놀이터가 있었다.
 
  팽나무는 적당한 높이에서 가지가 갈라져서 올라가 놀기에 좋았다. 누가 어디까지 올라가느냐에 따라 친구간 서열이 정해졌다. 팽나무란 이름은 확실한 과거와 역사가 있어 매우 친숙한 것이다. 열매를 대나무 총에 넣고 쏘면 '팽~'소리를 내며 날아간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고, 그 총을 '빠갯총'으로 불렀다.
 
  친구들은 팽나무 열매를 모아 열심히 총을 쏘며 놀았다. 열매가 불그스름해지면 따먹기도 했는데, 살짝 단맛이 도는 것이 그런대로 먹을 만했다. 정말 보기 좋은 것은 가을엔 나무 전체가 노랗게 단풍이 들면 동네 전체가 가을 정취에 흠뻑 빠진다.
 
  수령이 오래되어 수 백년 되는 팽나무가 마을 어귀에 크게 자리하고 있어 수호신처럼 소중하게 여겨왔다. 지금도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살고 있는 타양인들에게는 고향의 추억으로 남는 나무다.
 
  소설가 구효서의 '풍경소리'에 팽나무가 소개된다. 깊은 밤 풍경소리를 듣고 절 마당에 있는 거대한 팽나무 그늘 아래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엄마를 잃은 슬픔을 치유해 가는 이야기가 잠깐 미련으로 남는 장면이 나온다. 특히 팽나무가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것은 경북궁 향원정 옆에 있는 팽나무는 관광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전국 어디서나 자라지만 남부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고 소금 바람부는 갯마을에서도 흔하게 보는 우리나라 토종나무다.
 
  철학자 키케로는, '노년에 관하여'라는 글에, 나무를 심는자는 희망을 심는자요, 다음 세대를 위하여 나무를 심으라 했다.
 
  구약성서'예레미야'에 물가에 심은 나무처럼, 개울가로 '뿌리를 뻗어 아무리 볕이 따가와도 두려워하지 않고 잎사귀는 무성하여 아무리 가물어도 걱정없이 줄 곧 열매를 맺으리라' 우리나라 속담에도 나무에 관한 것이 더러있다. '나무도 쓸 만한 건 먼저 베인다'는 말은 좀 잘난 듯한 사람이 여느 사람보다 일찍 죽는 다는 말이고, 굽은 나무가 선산(조상의 묘)을 지킨다는 것은 쓸모 없는 것이 도리어 소용이 된다는 말이다.
 
  독일 속담에도 '나무를 심는 사람이 있어야 열매를 따 먹는 사람이 있다'는 뜻은 노력하여 희생하는 사람이 있어야 그 덕을 입는 사람이 잇다는 말이다. 불교의 윤회설을 믿는 어느 불자가, 나는 죽어서 나무가 되고 싶다. 사시장철 푸른 상록수라면 더 좋으련만. 향토의 주목인 팽나무는 느릅나무과의 줄기가 곧고 굵으며 높이 자라는 교목으로 나무 껍질은 회생이며 9월에 열매가 익어간다.
논설고문·교육행정학박사 손경…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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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