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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숙 문화칼럼] `왕열` 작가의 신- 무릉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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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예끼마을 갤러리 대표 … 작성일20-09-06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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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 예끼마을 갤러리 대표 김경숙'왕열' 작가의 신-무릉도원. 무릉도원이란 도연명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 나오는 가상의 선경(仙境)인데, 중국 후난성의 한 어부가 발견하였다는 복숭아꽃이 만발한 낙원이다. '별천지'나 '이상향'을 비유하는 말로 흔히 쓰인다.
 
  인간은 누구나 이상향을 꿈꾼다. 인간의 욕망은 언제나 복잡하고 어지러운 현실로부터 벗어나 평화로운 속에서 늙지도 않고 병이 들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곳에서 행복한 삶을 지향한다.
 
  그러나 우리가 처한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갈등과 대립 그리고 번민과 고뇌가 끊이지 않는다. 이는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일어나는 공통된 현상이다.(전경원, 동아시아의 이상향)
 
  '왕열' 작가의 작품을 보면, 강렬한 색채의 빨간색과 파란색의 바탕에 자연과 산수를 묘사한 산수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 전통 한국화와는 다른 '파격성'이 느껴지는 새로움이 있다. 기존의 한국화의 영역에서 작가의 작품이 80년대, 90년대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구축되어 왔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나의 작품세계는 동양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그림의 표현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표현할 것인가'하는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였습니다. 즉 동양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전통 동양정신의 개념을 오늘날 시대에 맞추어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문제를 생각하고, 이를 작품 세계를 근본으로 삼고자 하였던 것입니다.(작가. 왕열)'
 
  작가는 1985년부터 1994년까지 전통회화의 기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데 주력했느며, 1995년 무렵에는 수묵표현의 한계를 뛰어 넘고자 실제의 돌을 복제해 제시하기도 했다. 1997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새'를 주제로 해 작품을 하였는데, '새'는 삶의 희노애락을 표현한 은유, 상징적인 존재이다.
 
  '신-무릉도원' 작품에는 기준의 수묵 재료 대신 천, 아크릴… 등 다양한 재료가 사용되기도 하는데, 전통 한국화의 재료가 아니다. 하지만 작가의 작품에서의 느낌은 지극히 한국적이며, 동양적인 정서가 배어져 나오고 있다. 그것은 작품 세계(정신)의 근본을 자연에 두었기 때문이다.
 
  '동양 사상의 근원이 자연에 있기 때문입니다. 제 그림의 화두는 이 자연의 이치가 어떻게 그림으로 시각화될 수 있는가에 있다. 동양사상을 시각화하는 5가지 요소는 여백, 선, 일필로 내려치는 일격, 그리고 화면에서의 스밈과 번짐. 모든 것을 간략하게 만들어 주는 시적인 요소가 중요한 요점만을 뽑아서 연결시키는 것이지요(작가. 왕열)'
 
  위의 5가지 요소 중 '여백'은 비어 있지만 그 속에는 내용이 함축되고, 상상할 수 있는 꺼리를 남겨 두고 있다. '일격'은 소위 '일필휘지'인데 모든 현상과 내용을 깨닫고 한 번에 들어가는 일필이다. 또한 그의 그림에는 '그림은 소리 없는 시이고, 시는 소리가 있는 그림'이란 말처럼 운치가 있다.
 
  작가 작업실을 처음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그림의 색채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원경(遠境)의 산수화에 새가 날고 있었고,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는 다리가 길쭉한 말이 그 작품 속에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이었지만, 왠지 상상 속에나 있음직한, 나에게는 먼 곳에 있는 산수의 풍경으로만 느껴졌었다.
 
  '서양의 유토피아란 원래 없는(ou) 장소(topos)라는 의미입니다. 신-무릉도원 이곳은  현대인들의 마음의 안식처인 것입니다.(작가. 왕열)'
 
  송대 성리학 정이천 선생의 이기론(理氣論)에 보면 눈앞에 보이는 것을 현상이라 한다. 이러한 현상을 보고 보이지 않는 이치를 추론한다. 현재의 삶은 현상이고, 그 삶이 원만히 진행되지 않을 때 우리는 그 근본을 어떠한 이치에서 찾는다. 작가는 삶의 이치를 '자연'에서 찾았다. 그 이치를 통해 지금 현재의 삶을 돌아보고 진정한 그 무엇을 찾아 마음의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한다.
 
  이제 작가는 '유토피아'에서 돌아와 다시 '신-유토피아'. 멀고 긴 여행에서 돌아왔다. 다리가 유난히 길고 움직임이 없었던 말이 이제는 원경(遠境)이 아닌 가까이에서 볼 수도 있다. 등에 예쁜 꽃 한아름을 짊어지고 목은 위쪽으로 길게 빼고 다리는 움직이고 있다.
 
  다시 힘들고 지칠 때면, 작가는 자연을 향해 때론 고독하게, 때론 동반해 먼 여행(유토피아)의 세계로 날아갈 것이다.
안동 예끼마을 갤러리 대표 …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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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